저 미친 사람들을 봐요. 저들의 저 심술궂은 태도들을 봐요. 살인자들이에요.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살인자들을 보기는 처음이에요. 머릿속에 약한 신호음이라도 울리면 저 사람들은 서로 죽이려고 덤벼들 거예요. 왜 지금 저 사람들 머릿속에서 신호음이 울리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저 사람들은 실험실의 철창 안에 있는 모르모트 같아요. 저 사람들은 죽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욕구가 얼굴에, 행동거지에 다 나타나요. 주머니 속에서 주먹을 움켜쥐고 있겠죠. 난 한눈에 살인자를 알아볼 수 있어요. 살인자들은 옷이 피로 물들어 있죠. 여긴 살인자 천지네요.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있어야 해요. 살인자들을 똑바로 쳐다보면 안돼요. 저들이 우릴 보면 안돼요. 투명해져야 해요. 그렇지 않고 저들을 똑바로 쳐다보면, 우리가 저들을 쳐다본다는 걸 저들이 눈치 채면, 우리를 쳐다보고 그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할 거고, 그들의 머릿속에서 신호음이 울리면 저들은 죽여요, 죽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