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미키, 오랜만에 널 만나서 이런 말하기 싫지만, 너는 스스로도 말하는 것처럼 완전히 사람이 변했어. 변한 건 상관없는데, 그래, 어째서 나한테 허세를 부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가난한 걸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지만, 가난한 걸 널리 알려서 혼자 똥폼 잡을 필요가 어디 있나? 가난한 걸 자랑하는 게 요즘 유행인가 본데, 말 안 해도 가난한 것 정도는 알고 있어. 모욕당했다고 생각하나? 난 남을 모욕하고 유쾌해질 정도로 쾌락에 굶주려 있지는 않아, 아직은. 할 말 있으면 해 봐. 친구가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덴 무언가 이유가 있겠지만, 난 마지막까지 변하지 않는 우정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려고 했어. 아니, 언성 높여야겠어. 너한테는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잖아? 들리긴 뭐가 들려! 그럼, 오늘 우리 부부랑 같이 저녁 먹을 거야? 부자는 죄인이라는 네 주장, 지금도 변함없겠지만 설마 옛 친구를 원수 취급할 정도로 정신병자가 된 건 아니겠지? (사이) 근데, 나 따위는 부자 축에 끼지도 못해. 이런 걸로 기죽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