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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바람도깨비

등록일2025-09-04

조회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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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아버지와 살면 - 미쓰에

나보다 훨씬 더 행복할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 사람들을 나 몰라라 하고 나만 혼자 행복할 순 없잖아. 내가 행복해지면... 그 사람들한테 면목이 없다고요. 예를 들면 후쿠무라 아키코 같은... 아키코야말로 정말 행복해야 할 사람이었어. 나보다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맘씨도 곱고, 게다가 그날의 ‘번쩍’에서 날 구해줬으니까. (크게 끄덕이며)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 것도 다 아키코 덕분이야. 편지로 날 구해줬어. 그때 아키코는 현립 여고 선생님이었는데, 학생들을 데리고 오카야마 현에 있는 미즈시마 비행기 공장에 있었거든. 그 전날 아키코한테서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 밤새 답장을 썼어. 그날 아침 도서관 가는 길에 우체통에 넣으려고 했거든. 그래서 아침에 두꺼운 편지를 들고 뜰을 지나 뒷문으로 향하는데... 그때였어. 지붕 위로 B29 폭격기가 보이는가 싶더니 반짝반짝 빛나는 뭔가가 보였잖아. “아부지, B29에서 뭐가 떨어진 것 같은데. 뭘 떨어뜨린 걸까, 또 무슨 선전물을 뿌리나...” 멍하니 보는데 손에서 편지가 미끄러지면서 석등 밑에 떨어진 거야. 주우려고 웅크렸어. 바로 그 순간, 돌연 온 세상이 창백해졌어. 그 불덩이의 뜨거운 열을, 석등이 막아준 거야. 아키코가 편지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석등 밑동에 웅크릴 일도 없었겠지. 그래서 그 애가 날 구해줬다고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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