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피아노가 있어. 오래된 하인츠만이야. 속은 텅 비었고 유리로 되어있지. 내 갈비뼈에 닿는 게 느껴질 때도 있고 어떨 땐 모서리가 내 살을 베어서 과다출혈로 죽게 될까 봐 무서워. 유리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 올 게 왔구나 싶어. 아침에 일어나면 희망을 느끼기도 해. 해가 뜬 걸 보고 오늘은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하늘은 늘 어두워지잖아. 변하는 건 없지. 미래에도 같은 실망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될 거야. 아무리 노력해도 나한테 그 외의 미래는 보이지 않아. 날 스위스로 데려가줘. 혼자 죽기는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