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두 주일 만에 난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밤에, 그것도 누구의 마중도 없이 혼자서 돌아왔죠. 그리고 좌절과 절망의 오랜 방황으로부터도 돌아왔고 이제 어디에도 날 도울 손길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니 내 스스로 나 자신을 도울 수밖에요. 모리스가 셋방을 얻어 나가버린 저 빈집은 캄캄하고 쓸쓸하게, 마치 죽은 나무처럼 저렇게 서 있군요. 모리스는 돌아올지도 모르고, 정말 끝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사랑에 모든 것을 쏟았던 지난날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저 굳게 닫힌 문 뒤에는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 미래가 있을 거라는 걸 믿어요. 좀 두렵기는 하지만... 결국 내 손으로 저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겠죠. 어쨌든 나한테 주어진 내 삶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