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나는 폐인이에요. 그렇다고 삼촌은 자랑스러운 미국 사람이 됐다고 생각을 하세요? 고작해야 미국 회사에 들어가서 월급쟁이나 하고 있잖아요. 그것이 삼촌이 미국 유학까지 와서 공부한 것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되는 일이에요? 유학하는 데는 작은 돈이 들었어요? 그것은 한국의 돈이었어요. 한국 정부에서는 삼촌이 미국 회사에 들어가서 월급쟁이나 하라고 유학을 보내지는 않았어요. 세월이 가니 지난 일은 다 잊어버렸죠? 월급이나 많이 받으면 제일이에요? 우리 속담에 용의 꼬리가 될 바엔 닭의 머리가 되라고 했어요. 이 땅에선 아무리 활개를 쳐봤자 꼬리밖에 될 수가 없어요. 자랑스러운 내 조국이 될 수는 없어요. 누렇게 떠 한쪽 귀퉁이에서 살 뿐이에요. 미국에 건너온 이상 어차피 살기는 마찬가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