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진 전혀 어머니를 돌보려 하지 않았어,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머니 치료비에 보태야 할 정도였으니까. 그런데도, 잡지사 인터뷰가 있거나 하면, 비서관을 보내 어머니를 차 태워 데려가곤 했어. 찬규씬 이해하지 못할 거야, 국회의원의 딸이었던 내가, 매학기 등록금 때문에 쩔쩔맸단 사실을 믿을 수 있어? 어머니 약값이 모자라 밤새 울며 지새운 적이 있다며, 이해하겠어? 엄마의 장례식은 또 어땠는지 알아? 아주 근사했지. 아버진 그때도 다음날이나 나타난 사람이야. 그러고도, 엄마를 병원 영안실로 옮겨놓고 아주 화려한 사흘장을 치렀어. 엄만 그러니까 실제로 나흘장이 된 거지. 하룻밤은 나 혼자서 단칸 셋방에서 엄마의 시신과 함께 있었으니까. 엄마의 시신을 혼자 지키던 그 밤이,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외로웠는지..... 찬규씬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