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잘 알았어요. 왜냐면 주위 사람들이 다 거짓말을 해서. 간호사는 형한테 주사를 놓으면서 안 아프다고 했고, 의사는 형한테 밥만 잘 먹으면 나을 거라고 했고, 아버지는 내가 형한테 심장을 안 줘도 형이 살 수 있다고 했고. 내가 정신과를 하게 된 건, 인턴 때 아기가 기침을 좀 해서 엄마가 응급실에 데리고 왔어요. 근데 병원에 도착 했을 때는 숨을 안 쉬고 있었고, 그게 내가 처음으로 한 사망 선고였는데 .. 그때는 내가 우느라고 그 보호자 얼굴은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요. 며칠 있다가 응급 환자가 실려 왔는데 그 아기 엄마였어요. 그 때 내가 말 한 마디만 더 해줬으면 .. '어머님, 어머님 잘못이 아닙니다.'. 나는 우리 형도 못 살리고 그 아기 엄마도 못 살렸는데, 내가 아프니까 누가 나를 살려줬어요. 다른 사람 심장을 받았거든요. 심장 이식 환자는 10년 후 생존 확률이.. 한 50 퍼센트 쯤 돼요. 나처럼 운이 좋아가지고 좋은 심장을 받고, 좋은 의사한테 수술을 받았다면 확률은 그보다 높겠죠.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건... 강다정씨를 좋아하게 됐어요. 보통은 누굴 좋아하게 되면 못 지킬 거라도 약속 같은 걸 하잖아요. '영원히 같이 있자.' '언제까지 옆에 있어줄게.' 그런데 .. 나, 나는 .. 그래서 말인데 .. 우리 친구 할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