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을 사랑하십니까?” 하고 엄마한테 물었을 때, 엄마는 “사랑한다.” 라고 대답했어요. 그때 당신은 사랑이 뭔지 알고서 물어본 건가요? 그리고 엄마는 사랑이 뭔지 알고서 대답했을까요? 사랑이라는 말만 하면 모두가 행복해지나요? 아니에요. 때론 사랑 때문에 미치기도 하는 거예요. 사람들의 사랑은 너무 지독해서 사랑의 탄알을 가득 실은 총이 돼서 상대방의 머리를 쏴 버리죠. 그러고는 부상당한 머리통을 잡고서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정신병원에 가기도 하는 거예요. 엄마가 날 사랑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사랑이란 늘 넘치는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형편없이 부족한 거니까요. 사랑이란 눈을 가려놓고 손뼉을 치는 놀이 같아요. 어둠 속에서 손을 뻗고 더듬거리며 애써 잡으려하면 저만큼 달아나서 또다시 손뼉을 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