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김삼순 씨. 그러고 보니 이름도 참 거시기하네. 어쨌든 삼순 씨,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데, 얼굴에 손댔어요 안 댔어요. 이것 봐 이것 봐, 양심 없는 것 좀 봐. 어떻게 요즘 같은 시대에 손 한 번 안 댈 수가 있어 그 얼굴에? 댁도 만만치가 않아요. 이런 조건으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하며 비디오테이프를 탕 내려놓는다) ‘파니 핑크’ 라는 영화에요. 초절정 리얼리티 노처녀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거기에 보면 이런 대사가 있어요. 여자 나이 서른에 연인을 만나기란 길 가다가 원자폭탄을 맞는 것보다 어렵다! 한 세기가 넘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대사라고 할 수 있죠. 노처녀을 이렇게 직설적이고 리언하게 표현한 대사는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집에 가서 발 닦고 이거나 보세요. 결혼할 생각 꿈에도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