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형제들이랑 모두 날 따돌리고 놀릴 텐데, 외톨이가 되긴 싫었거든요. 그 덕에 하는 수 없이 나도 그저 건성으로 학교를 다닌 거죠, 뭐. (리타 연필을 깎는다) 노래나 듣고, 옷이나 사 입고, 남자애랑 노는 거뿐이었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거든요. 그러니 신나서 남보다도 더 열심히 했죠. 그런데 머릿속 어딘가에서 똑똑 두드리면서, "얘, 이거 죄다 잘못된 건지 모른다"하는 소리가 날 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소리 들릴 때마다 새 CD를 사든가, 새 옷을 하나 사 입고는 잊어버리려고 하죠. "내 인생은 근사하다" 우기면서--- 사실 갈 데도 많죠. 멋있는 남자애들도 많죠. 친구들이랑 떠들 얘기랑 웃을 얘기랑 끝없이 많거든요---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이게 다냐? 이게 내가 태어나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거 다냐? 그래서 또 옷이나 한 벌 사 입고 말꺼냐, 아니면 아예 내 자신을 새로 바꾸어 볼 꺼냐" "에라, 새 옷이나 또 한 벌 해 입고 말자" 하는 생각이 꽈악 찼는데--- 그건 쉽거든요. 봐요. 보면 모르세요? 제 꼴을 보세요. 벌써 옷 안산 지가 열두 달이나 됐는데! 전 옷 안 살 거예요. 최소한 첫 번째 시험을 잘 치르기 전까지는. 이번 학기 시험이 통과되면, 그때 제대로 교양 있는 여자들이 입는 걸루 한 벌 살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