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가 변한 다음부터 나도 변했지. 내가 옆에 있으면 무척 거북스런 눈초리야. 내 연극 발표가 엄청난 창피를 당한 날 이후부터 넌 태도 돌변이야. 도대체 여자라는 동물은 남자의 실패를 용서해 주지 않는가? 난 그 대본을 몽땅 태워 버렸어. 몽땅!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알아? 알아주기나 해? 그렇지 머리가 단순해서 날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지. 아니 이해를 못할게 뭐가 있어? 내 대본이 너무 형편없어서 나의 재능이란 건 그저 평범함에 지나지 않은 것을 잘 이해하고 있겠지. (발을 탕 구르며) 난 돌대가리야, 골통이야. 이렇게 대가리에 총 맞은 놈이야!!!(멀리서 오는 뜨리고린을 발견) 흥, 저기 진짜 천재가 오는군. 걷는 자세도 햄릿과 비슷하군. 당연히 책도 들고 있고...‘말, 말, 말뿐이다.’ (자기 말은 듣지도 않고 그쪽만 바라보고 있는 니나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