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기다 헤어 나오며) 아버진 조그만 술집 밴드마스터 였어요. 트럼펫을 부셨죠. 아버진 날 데리고 술집으로 가는 걸 좋아 하셨어요. 날 항상 무대 옆 높은 의자에 앉히시고 끝날 때까지 당신의 트럼펫 연주소리를 듣게 했죠. 빠바바바 밤 -♩♬- 그 쓸쓸하고 목 쉰 듯한 트럼펫 소리는 어린 나에게도 특별하게 와 닿았었죠. 하지만 그게 간암 선고를 받고 서서히 죽어가는 아버지의 고독한 마음이었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어요. 난 그저 술집 문을 나서면 무등을 태워주거나 같이 손을 잡고 춤을 추던, 늘 웃으시던 아버지만 기억해요. 아버진, 어린 나와 최후의 한 순간까지도 같이 있기 위해서 그러셨던 거였어요. 내가 노래를 부르면 넌 이 다음에 큰 가수가 될 거라고 늘 말씀해 주셨죠. 어느 날 아버진 무대에서 트럼펫을 불다가 그대로 쓰러지셨어요. 입에 피를 물고....... 그게 내가 무대 옆 높은 의자에 앉아 바라보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