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귀한 시간입니다. 독백의 시간이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의 말을 오롯이 할 수 있는 시간. 이 귀한 시간에, 제가 제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의 얼굴을 잠시 바라봅니다.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각자의 삶을 살다가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기적같은 시간이죠. 이 기적같은 시간에 우리는 마음속으로 어떤 말들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각자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우리의 마음의 소리는 각각 어떤 말들을 하고 싶을까요. 우리의 현대사는 학살의 역사입니다. 48년 제주에서는 전체 주민 23만명중 7만명이 학살당했습니다. 80년 광주에서도 수천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오늘 날에는... 대체 왜 죽어야 합니까? 대체 왜? 어떤 선배가 나에게 그러더군요 삼십년을 넘게 살았으면 많이 산 거라고. 이 나라에서는. 전 많이 살았으니 두렵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한 끝까지 이렇게 살다가 죽을 겁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이유는 아닙니다. 숨 좀 제대로 쉬면서 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숨 좀 쉬게 해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