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무엇이든 그렇게 잘 아세요? 그 사람과 내가 얘기를 나눌 때 옆에라도 계셨어요? 우리의 침대 밑에 숨어라도 계셨냐구요? 도대체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고 떠드시는 거예요? 남의 느낌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알려고 한 적이 있으면서 이러시는 거예요? 말이 나왔으니 얘기지만 자기 자신 외에 이 세상 누구에게 신경 한 번 써 보셨나요? 엄마가 남의 말을 귀담아 듣나요? 엄만 유명한 도피자였어요. 정서적으로는 절름발이에다 실제는 엄만 나와 헬레나를 미워했어요.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사람이니까요. 그 사실이 엄마 자신을 망쳐 놓은 거예요. 나를 차디찬 뱃속에다 가두다가 미움과 함께 이 세상으로 밀어 내보냈어요. 그래도 난 그런 엄마를 사랑했어요. 그런 나를 구역질나는 바보에다 실패작이라며 미워했죠. 내게 있는 증오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마세요. 엄마의 마음속에 있는 미움도 제 것 못지않죠. 절대로 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