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 거라구? 그래, 난 꿈을 꾸었어. 하지만 좀 색다른 꿈이었지. 내 발밑에 있던 지구 덩어리가 갑자기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떠오르기 시작했지. 난 떨어질까 봐, 꽉 움켜쥐었어. 사납게 날뛰기 시작하는 그놈의 갈빗대를 힘껏 부둥켜안았지. 머리를 쳐 박은 채 저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갔어. 난 겁이 나서 소리 질렀어.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지. 창가로 다가갔어. 바로 그때 그 고함소리들이 내 귀를 때렸던 거야, 쥘리...... 그 소리는 뭘 바라는 걸까? 왜 하필 그런 말이 나왔을까?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그게 왜 나한테 피 묻은 손을 내미는 거지? 난 그 손을 내려칠 수가 없어, 쥘리. 그 9월을 잘라낼 수가 없어, 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