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하게) 기억하고말고요. 그건 바로 아버지하고 형이 더 이상 감출 수 없다고 작정한 바로 뒤였어요. 형이 다 얘기하더군요. 거짓말쟁이라고 해 줬죠. 한 대 갈겨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형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목소리가 떨리고 눈에는 눈물이 괴기 시작한다) 그 뒤엔 이 세상 모든 일이 비참하게 돼 버렸어요! 그만두죠. 하지만 얘긴 어머니가 꺼내셨어요. (그러고는 끝까지 고집을 세우려고 비통한 목소리로) 어머니, 어머니가 듣고 싶으시건 싫으시건 간에 말씀드리겠어요. 전 요양원으로 들어가야 돼요. (가엾을 정도로) 그런 시원찮은 소린 그만두세요. 아버지 욕은 그만하세요. 이번엔 제가 간다는 데 왜 반대하시죠. 이번이 어디 처음인가요? 집을 나간다고 해서 어머니를 슬프게 해 드린 일은 없었어요. (울먹거리며) 어머니, 그만두세요. 아편 중독자가 내 어머니라니, 가슴 아픈 일이군요. 어머니, 잘못했어요. 그만 화가 나서… 어머니가 성미를 건드리시니까 그렇죠. (말을 더듬는다) 난, 난 이런 데 있을 수 없어요. 밥도 먹기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