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많으니까 내 말 끊지말구 잘 들어요. 일단 못 다한 사과부터 마저 하죠. 선물한 구두, 그런 식으로 신고 나간 거, 그래서 상처준 거 사과할게요. 미안해요, 내가 경솔했어요. 마음에도 없는 고백, 두 번이나 듣게 한 것도 미안해요. 그런데요, 제 행동이 경솔했다고 이유까지 경솔했던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뭐가 어쩌고 저째요? 잘 거 아니면 연락하지 마라? 이럴 때는 그냥 따귀한대 세게 올려붙이고 쨍한 뒷모습으로 남는 게 훨씬 매력적일 거라는 거 알지만 도저히 못 참겠네요. 그냥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어요. 너랑 자고 싶다고. 그러면 원나잇으로 깔끔하게 끝났을 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렇게 서로 감정낭비 할 필요도 없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