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앞으로 다가앉으며) 안녕하세요? 저는 요 앞 터미널 바로 건너편 터미널 다방에 근무하는 김양입니다. 저, 먼저... 평소 터미널 다방을 이용해 주시는 손님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구요. 세탁소 김사장님하고 철물점 박사장님 외상값 꼭 갚아주세요. 김사장님 4만7천원이구요... 철물점 박사장님.. 10만4천원인데... 4천원 까고 10만원 퉁쳐드릴께요. (잠시 뜸들이다) 엄마, 나 선옥이...엄마, 잘 있나? 이거 들리나? 엄마, 비오네. 기억나? 나 집 나올때도 비 왔는데. 엄마, 그거 알어? 나 엄마 미워서 집 나온거 아니거든. 그때는 내가 엄마를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울음을 삼키며) 집 나와서 생각해보니까 세상 사람들은 다 밉고, 엄마만 안 밉더라... 그래서 내가 미웠어. 나 내가 너무 미워서... 막 살았다. 나 미쳤나봐. 엄마, 나 비 오면 엄마가 해주던 부침개 해보거든. 근데 엄마가 해주던 것처럼 맛있게 안 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는데 잘 안돼. 엄마, 보고싶어. 너무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