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결혼식을 보러 왔어. 너랑 내가 대화도 못 나눈다는 거야? 쉿! 자존심 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 너한테 이 말을 하지 않으면 난 잠도 못 잘 거야. 그래 나도 결혼했어. 너한테 붙들려서 바로 너의 두 손으로 만들어진 그런 결혼식이었지. 내가 너한테 뭐였는지 말해봐! 난 잊고 싶었어. 그래서 네 집과 우리 집 사이에 돌담을 쌓았어. 기억 안나? 우연이라도 멀리서 너를 보게 되면 난 내 눈에 모래를 뿌렸다고. 하지만 너의 가슴과 머리카락에서 나는 그 냄새, 그게 날 이끌었어. 어두운 곳으로 가자. 우리를 에워싼 사람들이 갈 수 없는 곳으로. 우리가 갈라진다면 그건 내가 죽었기 때문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