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이가 아니라……야반도주……아니 새벽도주 하는 거예요. 장대높이뛰기 그만두려구. 에이, 몰라, 몰라……이게 다 늙다리 아저씨 때문이야! 아저씨가 그랬잖아요. 좋아하는 거해야 행복하다구. 저 원래 중학교 때까지 주종이 장거리였어요. 근데 고등학교 때 우연히 장대 한 번 잡았었는데……그 때 알게 된 거죠. 내가 달리는 것 보다 장대에 재능이 있다는 걸. 근데요……나, 장대는 재미없거든요. 달릴 때는……정말 좋았었는데. (어느덧 개구멍이 나 있던 철조망까지 다다른 두 사람. 지원, 걸음을 멈추고 민호를 바라본다.) 하여튼 고마워요. 용기가 없어서 머뭇대고 있었는데. 이래도 후회하고 저래도 후회할거면……차라리 좋아하는 거 하고 후회할래요. (지원, 가방을 철조망 구멍으로 밀어 넣고는)참!! 저 담배 겉담배였어요! (헤……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더니 철조망을 빠져나가는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