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왔어? 너 경고하는데, 앞으로 오빠라 부르지마라. 경고했다! 난 너 같은 동생 둔 적 없어. 이거 놓으세요. 사람들도 있는데 창피하게. 이게 도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사람을 길바닥에다 몇 시간씩 세워두고. 여기 처음 와 봐요? 한두 번 오세요? 자식이 고생고생 해가면서 이 안에서 죽을 똥 살 똥 견뎌가면서 나왔으면, 식구들이 미안해서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돌아가는 상황을 척척 봐 가면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지. 이게 지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맞이하는 자셉니까? 게을러 터져 가지고. 나 중학교 졸업식 날 친구들 꽃다발 들고 사진 다 찍고 식구들이랑 점심 먹으러 갈 때까지 내가 뭐 했는지 알아요? 나, 철봉 했어요. 눈물 뚝뚝 흘리면서, 엄마 기다리면서. 졸업식 날! 철봉 80개 했어요. 그 때 졸업식 다 끝나고 나타나서 엄마! 그 때 나한테 뭐라고 했죠?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나요? 내가 날짜도 잊어먹지도 않아. 1986년 2월 14일이야 그 날이. 금요일. 음력으로 1월 6일이야 그 날이. 그 날 뭐라고 그랬어요? 다시는 내 개인 행사 때, 불참하거나 늦지 않겠다고 약속한 거 벌써 잊었어요? 잊지 않았는데 오늘 같은 날이 또 벌어지고 이래요? 니가? 좋아,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봐. 1분 이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