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생. 잠깐만. 이선생, 수업 중에 불러내서 미안한데 방금 부장 회의에서! (한숨을 쉬고) 아니, 이 새끼야. 자꾸 수업에서 헛소리할래? 누군 몰라서 너처럼 위대한 교육자 안 하는 줄 알아? 언제 철들래. 언제 철들어, 응? 애들 생각 말고 네 앞가림이나 똑바로 해. 그냥 학교에서 시키는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너 이번 학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어, 인마. 내가 얼마나 더 커버 처줘야 하냐? 우리가 선생이냐, 우리가 선생이야? 우린 직장인이라고, 인마.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교장이, 네 직장 상사가 시키는 학교 홍보 영상이나 좀 제대로 찍어! 윽박을 지르든, 아부를 하든, 애들 잘 구슬려서. 뭐 성과가 나와야 나도 할 말이 있지. 제발 좀 꿈이니, 교육이니, 자유니, 헛소리 좀 집어치우고!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하고 발전한다.” 일 학년 역사연구회 첫 세미나에서 네가 했던 말이야. 난 그 변화에 부응해서 부장 교사가 됐고, 너는 변화를 거부해서 아직도 기간제 교사 아니야. 철 좀 들어라! 내년에 재계약 안 하고 싶어? 성과 좀 내라고! 너 진짜 위험해, 인마!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