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만]
너 이거 뭐야 너 나랑 몇 년을 같이 살다시피 했는데 짐이 이거 밖에 없어?
옷을 죄다 내 티때기고 내 면도기는 박스로 쟁겨 놨으면서
지꺼는 지 화장품은 죄다 샘플만 있고.
난 니가 이러는게 너무 싫었다고
난 니가 이럴수록 더 과장 달고싶고 죽어라 영업뛰고
더 악착 같이 굴어서 너 궁상 좀 안 떨게 하고 싶었다고.
너는 안 중요해도 나는 중요했어
니 블로그 이웃들은 죄다 좋은 집에 죄다 좋은 싱크대에
좋은...오븐에다 쿠키구워먹고 살고 너는 거기다 집이 너무 예쁘다 댓글이나 달고
나는 그게 너무 싫었다고...
설아 너 데려다가 내가 원룸에서 신혼집 차려?
설아 나는 너한테 A급 특급은 못해줘도 그냥 딱 중간만큼은 해 주고 싶었어.
내가 너무 자존심세서 이딴 구잡스런 소리 하기 싫었어도
그냥 작은 전세하나는 구해놓고 시작하고 싶었다고.
근데 내가 6년을 뺑이 쳐도 그 중간이... 중간이 힘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