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천생연분 같아. 누나 독신주의야? 식구들이 독신으로 살게 안 할 거고. 그럼 누나한테 맞춤형 남편감은 나밖에 없어. 형부가 괜찮은 신랑감 소개시켜준다고 했고 그거 기대하는 거 아니지? 누나 살림솜씨 제로잖아 .그러면 우리 논리적으로 따져 봐. 누나는 결혼에 관심 없는데 식구들이 절대 놓치라고 놔둘 리 없어. 그러면 권하는 대로 고르다가 억지춘양으로 누구 하나 골라잡아야 되는데 그렇게 만난 남자랑 살 수 있냐고? 그러니까 나밖에 없다는 얘기야. 누나 바랄 남자. 몰랐는데. 떨어져 보니까 누나가 자꾸 생각나고 눈에 밟혀. 보고 싶은 거야. 나 정도면 남편감으로 아주 빠지지는 않잖아. 집도 있고, 점방도 2개에다, 엄마는 없지만 아빠에. 품행도 괜찮고. 누나. 우리 약혼하자. 응? 누나 마음만 생각해 봐. 나하고 뭘 하든 부담 없고 편하잖아. 솔직히 나 나가고 허전했지? 알아. 누나가 아직 나 같은 아니라는 거.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서로 잘 맞는다는 거 느낄 거야. 호칭만 누나일 뿐이지 내가 그동안 쭉 챙겨왔다, 뭐. 하나부터 열까지.안 그래? 내가 아는 단공주는 절대 혼자 못 살아. 왜? 벼락, 천둥 무서워서. 혼자 살면 심장마비 걸릴지도 몰라. 우리는 그동안 참 정 많이 들었어. 이런 저런 재미있는 추억도 많고. 그렇지? 한 번 테스트 안 해볼래? 내가 남자로 느껴지는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