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하: (멈추고).... (돌아보며) 할머니.
안 가요.
집에 안 간다구요!
(뒤로 한걸음) 봉마루 죽었어요!
봉마루 죽었어요. 그렇게 알고 사세요.
난 그렇게 살아요! 할머니, 아버지 내 가족 죽었다 하고 산다구요!
(눈물 날 것 같다. 입술 깨물고. 낮게 어린 마루 심정으로 애원하듯) ....
할머닌 알잖아. 내가 왜 나왔는지..할머니 나 그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아니, 안돌아 갈 거야... 할머니, 아버지 떠나 사니까 미워할 일도 없구!!
(순금, 어깨 양손으로 딱 잡고 눈물 나는) 내가,.. 내가 살 것 같애...
(울며) 숨 막혀 죽을 거 같던 그 집에서 나오니까아!
내가, 할머니 새끼가아, 살 것 같다구. 할머니이...
끌구 가도 다시 나올 거야. 나 알지? 고집 센거. 못 돼 쳐먹은 거.
(손 풀고 모질게) 내 어머니가 생겼어.
동생두 생기구. 예전처럼 지긋지긋한 가족이 아니라,
내가 정말 사랑하는 가족이 생겼다구. 그러니까 안돌아가.
못, 돌아가!!
(버럭)아버지라고 생각한 적 없어!
(어린 마루처럼) 그런 사람이 왜 내 아버진데,
(울며) 내가 왜 또 그런 집에 가서 매일매일 도망치고 싶은 심정으로
살아야 되는데!!
누굴 위해서 돌아가야 되는데!! 난 좀 행복하면 안 돼?
할머니 새끼, 봉마루우, 행복하게 잘, 좀 살게,
(격해지는) 모른 척, 어?
잊어버리고, 어?!! 죽었다고 생각하고 나 좀 잊어 달라구,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