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조]
넌 꿈이 뭐니? 앞으로도 그렇게 살 작정이야?
작정이란 게, 계획이란 게 너한테 있긴 하니?
발레가 계속하고 싶긴 해?
그런데 왜 떨어져? 왜 한 번도 안 붙어?
어지간하면 한 군 데라도 붙어야 하는 거 아니야?
연습은 하니? 죽도록 하는 거야?
근데 니 발은 왜 그렇게 깨끗하고 예뻐?
발레 하는 사람들 발은 발톱이 수십 번이나 빠지고 뼈가 이리저리 튀어나와
사람 발로도 짐승 발로도 안 보이던데
니 발은 왜 평생 한 번도 물집 안 잡혀본 발 같아?
연습 안 하지? 썩 그렇게 발레가 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
꿈같은 거 없는 거지? 작정도 계획도 없는 거지?
아무 생각도 없지? 아무 생각 없다고 말해.
그럼 니 재미없는 인생, 카드나 긁고 다니면서 푸는 불쌍한 애다 이해하고
회초릴 부러뜨리던지 감춰버리던지 도와줄 테니까
내 앞에서 울지 마, 짜증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