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
사실 난, 첫눈에 반해서 영원을 생각하고, 장담하고, 그런 거 다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너 처음 봤을 때, 온 우주가 한 사람으로 집중되는 느낌...
아, 우리 사랑하게 되겠구나. 우리의 끝은, 사랑이겠구나 싶더라.
(두 사람, 감격에 겨운 미소로 마주 보다가 태희가 가방에서 뭔가 꺼내 탁자 위에 올려 놓는다.
태희의 얼굴 조각이 붙어있는 지포 라이터)
대학 입시 준비할 때, 틈틈이 만들었던 거야.
언젠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주려구.
사실 대학 와서 연애도 몇 번 해보고 사랑한다고도 하고 프로포즈도 받았었는데...
막상 이거 주려고 그러면, 아깝더라?
나중에 헤어지게 되면 돌려달라고 그래야 되나!
뭐 그런 생각부터 들고...
근데, 지금은
(단호하게)
조금도 아깝지 않아.
근데, 걱정되는 건 하나 있어.
너 담배 피우는 거 한 번도 못 봤거든.
(인우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 담배 피워. 너 만날 때만 싫어할까봐 참은 거야"라고 한다.)
그랬어? 아니야. 나, 담배 멋있게 피우는 남자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