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저는 사기꾼에 범죄잡니다. 저 때문에 피해 받은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제가 지은 죄에 대해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도.. 저 가석방 되고 싶어요. 제가 참 염치가 없네요.. (점점 슬퍼지며) 그래도 할 수 없어요. 나밖에 없거든요.. 우리 언니 결혼하는데.. 가족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언니 옆에 서줄 사람이 나 하나밖에 없어요.. (목소리가 떨리는 영주) 돌아가신 아빠 대신, 돈 벌러 간 엄마 대신, 언니는 저한테 세 살 많은 아빠고 엄마였어요.. 제 등록금 때문에 고등학교도 일 년이나 미루고 일하러 다니던 언니를 생각하면, 정말 언니한테는 뭐든 해주고 싶은데.. (영주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웃으며) 봤니? 봤어? 이 내면 연기! 오버하지 말고, 슬픈 듯 슬픔을 억제하는 그런 거. 하.. 여러분들, 그냥 포기하세요. 이 불신의 시대에 날 믿게 한다는게 쉬운 건 줄 알아? 거짓말은 천부적인 거거든. 함부로 도전하지 말고, 그냥 꾹 참고 여기 계신 두 분처럼 형기를 꽉 채우고 나가는 것도 속 편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