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 한여름 & 강태하
여름 : 내가 왜 우는지 궁금하지도 않니?
태하 : 왜 우는데?
여름 : 최근에 나 이상하지 않아?
태하 : 어, 이상해 너. 아니, 꼭 여행까지 와서 이래야겠어?
여름 : 너야말로 이럴 거면 여행 왜 왔어? 내내 입 꾹 붙이고 앉아서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내 마음이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은데 여기 왜 왔냐고!
태하 : 니가 오자고 했잖아! 나 요즘에 얼마나 힘든지 몰라? 일 때문에 세시간도 못 자고 버티는 거 알잖아. 그런데도 너 요즘 우울해하니까 온 거 아니야!
기분 좋게 놀다 가자, 응?
여름 : 아니야, 그만 둘래. 나 왜 만나니? 아니다, 이런 질문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나 왜 만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태하 : 뭐 때문에 만나는데? 뭐 때문에 만나는데, 나도 좀 알자. 어?
사귀는 5년 동안 3년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모르게 서로 좋아하다가
요즘은 내내 싸우기만 하잖아! 이런데 내가 널 왜 만나겠니?
어? 아니, 진짜 몰라서 만날 때마다 그렇게 물어보는 거냐?
여름 : 잠 자려고 만나는 거잖아. 만나서 잠밖에 더 자? 밖에 나가서 데이트 하자고 하면 피곤해 죽으려고 하고, 집으로 가면 나랑 뭐하는데? 뭐했는데 나랑!
비참하고 자존심 상해.
태하 : 한여름.. 그런 거 아니야..
여름 : 헤어지자.
태하 : 말이 되는 소릴 해!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여름 : 힘들어서 못하겠어. 혼자만 속 끓이고, 혼자만 너 기다리고, 혼자만 너 쳐다보고,
둘이 같이 있어도 너무너무 외롭고. 이런 게 연애니?
나 사랑한다면서 왜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헤어져.
태하 : 너 방금 헤어지자고 했어.
여름 : 그래, 그랬어.
태하 : 왜. 어? 왜! 왜 헤어져야 되는데. 우리가 왜 헤어져야 되는데!
여름 : 그 이유를 모르는 남자니까 헤어지자고 한 거야.
내가 왜 힘들어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도 않는 남자잖아.
태하 : 남들도 다 이래. 너만 유독 왜…! 아니, 5년이나 됐으면 좀 무덤덤할 때도 됐잖아. 어? 어떻게 연애가 맨날 뜨겁니? 내가 이렇게 바쁠 땐 니가 이해를 좀…
여름 : 그러니까 나보다 더 중요한 데 신경 쓰라고!
태하 : 너 내 성격 알지, 어? 너 이러고 가면 나 두 번 다시 못 본다.
여름 : 그런 성격 아니까 여태 말도 못 꺼낸 거야. 내가 헤어지자고 말하는 순간
너는 영원히 쳐다도 안 볼 거니까. 그래서 나는 혼자 어떻게든 견뎌보고 기다려보고 참아보려고 했던 거야. 근데 아니야. 끝났어,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