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라이터는 돌고 돌잖아. 술자리에 두고 오거나, 다른 사람꺼랑 바뀌기도 하고... 전에 강릉에서 직장 다닐때 회사 앞 호프집에서 나눠준 일회용 라이터가 있었는데, 몇 달 쓰다가 사라졌어. 뭐, 그게 일회용라이터의 운명이니까. 근데, 회사에서 짤리고 서울 올라와서 친구들이랑 술먹다가 내 앞에 놓인 라이터를 집었는데 바로 그 강릉 호프집 라이터인거야. 내가 손톱으로 글자 받침을 다 지워놨었거든. 직장 사람들이랑 내 친구들이랑은 인맥이 겹치지도 않아. 누군가를 거치고 거치고 또 거쳐서 서울의 나한테 돌아온 거겠지. 이런게 인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