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세훈의 방
정민: (차갑지만, 진심도 느껴지는) 흥분하지 마시구, 내 얘기 좀 들어 보시죠!
(도전적인 눈으로) 만약 장사장님이 나였다면, 내 입장이었다면,
일은 일이니까,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었겠습니까?
출근해선 장사장님하구, 눈 맞춰가며 사이 좋게 지내구, 퇴근하면,
내 여자의 옛 남자라는 사실에 비위 상해, 으르렁 거리구…
그게 가능하겠냔 말입니다!
세훈 (쓴 한숨을 내쉬는, 어느 정돈 공감한다는 얼굴이기도 한데)
정민 (은근히 비아냥) 난 장사장님처럼, 잘난 놈이 못 돼서 안 되더군요!
(씁쓸히 웃으며) 나두 멋진 척 좀, 해 볼려구 그랬는데,
그릇이 종지라서 안 되는 거, 어쩝니까!?
(시선 맞추며) 나만 나쁜 놈이라구 너무 몰아 세우지 마십쇼!
세훈 (어이가 없기도 하고, 복잡한 얼굴인데, 툭 던지듯) 솔직하게 나오니, 할 말이 없군요!
정민 (일어서며) 강요한다구 될 문젠 아니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모두를 위해서, 장사장님이 서린을 나가는 게, 최선의 방법 아닐까요?
(도전적인 눈으로) 물론 생각할 시간을 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