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자독백대사 행복 - 은희 요양원 식당 / 밤 (은희는 산에서 캐 온 약초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 그 옆에서 약초를 집어 냄새를 맡아 보는 영수) 옛날에 이 요양원 자리가 천주교 비밀집회가 있던 곳이었대요.. 근데 그 집회에는 몰래 사귀던 남녀가 있었던 거예요.. 둘은 너무너무 사랑했는데요... 어느 날 남자가 갑자기 집안 어른들이 정해준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며 그 여자를 버려 버렸대요... 그 여자는 너무너무 슬퍼서 몇 날 며칠 울다가 결국 이 앞 우물에 빠져 죽었대요... 근데 그 여자가 이 우물에 빠져 죽는 바람에 천주교 비밀집회가 발각돼 버린 거예요... 그래서 배신한 그 남자를 비롯한 천주교 사람들이 몽땅 머리가 잘려 죽었대요.. 그 뒤부터 밤 12시만 되면 물에 퉁퉁 불은 처녀귀신 한 명과 목 없는 귀신 12명이 주기도문을 외우며 방마다 돌아다닌대요.. 주방 뒤에 우물 못 봤어요? (영수는 약초를 내려놓는다. 은희는 영수의 눈치를 본다.) 당연히 모르죠... 그게 내 사정인가? 제발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