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남자독백대사 문제적인간 연산 -처선 틀렸다, 다 틀렸다. 어허 여기가 어딘가. 임그음, 여기가 어디요? 죽은 망령들하고 살려오?! 다들 그런 구실로 백성 때려 잡았지. 이런다고 세상이 바뀌었소? 다 혁명이다, 다 혁명이다, 개혁이다 세상 핑계대면서 죽이고 또 죽이고 남는게 뭐였소. 임금, 이건 개혁이 아니라 패륜이오! 체, 그런다고 세상이 입 다물것 같소. 내 입은 막아도 세상 입은 못 막아- (슬피 운다) 싫소, 인간의 도리가 무시되고 절차가 틀려먹었는데 세상 공덕이 무슨 소용이 있소. 다 틀렸소, 으흐흐흐 임금 모시고 한평생 살려했는데--- 다 틀렸다! 아가리 닥쳐라, 이 백정같은 놈아! 멀쩡한 임금 인간백정 만들어 놓구, 한세상 같이 살자고? 내가 백정이냐, 이 후레자식아!(앙칼진 응수) (연산, 뒤뚱거리며 객석 쪽으로 가고 있는 처선의 다리를 밴다. 고꾸라지는 처선.) 말도 안되는 소리. 다리 베어놓고 일어서라니, 내가 발없는 귀신이오? 왜 억지로 세상을 바꾸려는 거요! 피 묻은 손 못 들어주요. (눈을 막으며) 아이구, 시원하다! 더러운 세상 안 보이니 속편하게 죽겠구나. 으흐흐, 이게 피냐 내 눈물이냐아- 임그음- (연산의 다리를 부여 잡는다.) 나하구 같이 갑시다, 나하구 같이.엄마 무덤에 젖 먹으러 갑시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