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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크리시포스

등록일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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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자독백대사 그해여름 - 정인

영화여자독백대사 그해여름 - 정인 청운재 / 낮 (청운재의 낡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석영, 스산한 청운재를 둘러본다. 마당을 거닐던 석영, 무엇을 발견했는지 눈이 동그래진다. 무성히 자란 잡초들 사이를 움직이는 무언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따라 천천히 다가가 잡초를 헤쳐보면 잡초사이에 멀뚱 멀뚱거리는 오리 한 마리, 석영을 껌뻑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두 손을 입에 모아 꽥꽥- 오리소리를 내는 석영. 그 소리에 갸우뚱거리며 석영을 바라보는 오리, 답을 하듯 꽥꽥 소리를 내면 석영, 다시 두 손을 입에 모아 소리를 내려는데 갑자기 그의 뒤에서, 꽥꽥!! 하는 소리 뒤를 돌아보면, 등 뒤의 정인이 똑같은 방법으로 서너마리의 새끼 오리들과 서 있다. 놀란 듯 서로를 바라보는 석영과 정인, 번갈아가면서 꽥꽥거리는데 마치 오리소리로 대화를 하는 듯 하다. 그 소리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꽥꽥대기 시작하는 오리 가족 정인, 오리 쪽을 바라보면서 꽥꽥거리자 석영 알았다는 듯 꽥하고 순간 석영과 정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꽥꽥거리면서 오리에게 돌진하고 놀라서 도망가는 오리를 신이 나서 쫓아다니는 두 사람의 모습. 일순간에 소란스러워지는 청운재 결국 못이기겠다는 듯 담장너머로 후퇴하는 오리가족의 뒤꽁무니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석영과 정인 숨이 찬 듯 헥헥거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이거... 어떻게 알아요? (고갤 끄덕이며) 아... (빙그레 웃으며) 저 요만한 애기였을때 오리를 디게 무서워했거든요. 그랬더니 아빠가 이 소리를 내면 오리들이 도망간다구 가르쳐 준거에요. (석영, 굳은 얼굴로 정인을 뚫어질 듯 바라본다. 옷에 묻은 오리털을 털어내던 정인, 갑자기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석영을 이상한 듯 바라보며) 왜.. 그래요? 예전에는... 그랬죠. 마을 사람들이 아빠에 대해 뭐라고들 많이 그러죠. (굳은 얼굴의 석영을 보는 정인) 그래요. 그 분이 저희 아빠에요. 아빠가 떠나신 후에... 할머니랑 저도 청운재를 떠나게 됐어요... 지금은 나라 꺼가 됐대요. (담담한 듯 말하지만 살짝 떨리는 정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할 말을 찾지 못하는 석영. 무거운 분위기가 불편한 정인, 짐짓 밝은 표정을 지으며) 나중에 제가 돈 많이 벌어서 다시 사려구요. 그래서 가끔 잘있나 보러오는 거에요. (씩씩한 웃음을 보이는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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