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자독백대사 가족 - 정은 주석의 집 마루 마당 / 밤 (주석이 마루문을 열자 마당에는 술에 취해 힘들게 서있는 정은이 있다. 정은은 가만히 서있다. 주석은 정은을 대리고 들어오려고 마당으로 내려간다.) 병천이 아저씨 만났어요. (사이) 내 눈 보고 대답해요. (주석이 정은의 눈을 바라본다.) (사이) 나 때문에 다친 거 맞아요? 바닷가에 갔다 왔어요. 내 기억으론 마지막으로 같이 놀러 간 데 같은데... (혼자 말로) 맞나? (사이) 집에서 술 냄세 진동하면... 싸움 소리 들리고... 알 수 없는 애기들만 오고 가고... 싸움은 항상 엄마 우는 소리로 끝나고... 그런데 다음 날이면 엄마는 다시 멀쩡하게 행복한척 하고... 그럴 때마다 난... 어떻게 하면 아빠를 더 괴롭힐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 사람한테 복수할까... 왜 이렇게 날 비참하게 만들어요!? 얘기 했으면 내 인생도 이렇진 않았잖아! (두 사람 사이에 긴 침묵이 흐른다. 주석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인다.) (사이) 머리 한번 벗어봐요? 이젠 숨길 필요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