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자독백대본대사 - 은교 은교(김고은) 그런데요 할아부지! 할아부지~~~ 뭐 하나 얘기해도 되요? 저 기억났어요. 휘파람 부는 새요. 집으로 가면서 생각해보니까요, 교과서에서 본 할아부지 시에서 나오는 거예요. (싯구를 외우는) 동백꽃 맞지요? 저요, 그거 다 외울 줄 알아요! 동백꽃. 동백꽃 무덤에 날아온 작은 새. (시낭송 흉내를 내며) 부리가 붉어서 슬픈 새. 붉은 눈물 뚝뚝, 묻히고 날아간 작은 새. 저번에 시험에도 나왔었어요 (종알종알) 저는요, 연필을 보면요, 엄마 생각이 나요. 어렸을 떄요, 엄마가 제 연필을 깍아주시다가요, 연필 깍던 칼로 발뒤꿈치를 긁어내는 거예요. 이렇게 구부리고 앉아서요. 엄마가 때밀이가 된 다음부터는 발뒤꿈ㅊ를 긁어낼 일이 없어졌지만요... 지금은 자꾸 진물이 나서, 드라이기로 말려 줘야 되요. 뭐가 더 나쁜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랫.... 연필 깍는 칼이 슬퍼요. (뭔가 서글퍼지는 기운을 막기 위해 벌떡 일어나 앉으며) 발뒤꿈치가 슬픈 건가요? (끄덕끄덕)......슬픈 연필, 슬픈 발뒤꿈치 (문득 자신의 발을 보다가) 할아부지. 제 발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