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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박호진

등록일2012-02-21

조회수4,824

제목

<영화대본>청담보살 승원 태랑

승원 퇴원 기념으로 내가 산다고 그랬잖아요. 여기 삼겹살 유명해요. (종업원에게) 삼겹살 1인분. 공기밥 2개. 태랑 (메뉴판 다시 뺐으며) 남자가 쪼잔하게... 삼겹 취소! 꽃등심 2인분. 승원 (큰소리로) 왜 이래요? 저 어려워요. 어렵다구요. 승원을 쳐다보는 사람들... 태랑 째려본다. 승원. 약간 창피한 표정이다. 승원 (종업원에게) 뭐해 숯불 안넣고? 꽃등심 1인분 빨리 얹어줘요. 태랑 (승원 보며) 1인분? 나 혼자 먹어요? 돼지 새끼처럼? 꾸역꾸역? 승원 (참으며) 1인분 추가. 삼겹살로... 태랑 (화들짝) 같은 불판에 다른 장르를 올려요? 냄새 섞이게? 승원 (화를 참으며) 꽃등심으로 2인분... CUT TO. 숯불에 고기가 얹어지고, 맛있게 구워진다. 게걸스럽게 먹는 승원. 그런 승원을 보는 태랑 등의 몽타주. (시간경과) 후식으로 나온 냉면 두 그릇이 테이블에 올려져있다. 승원 (속으론 좋으면서 싫은척 거만하게) 싫어. 내가 왜 당신이랑 사겨야되는데요. 태랑 (도도한) 내가 이승원씨 맘에 든다니까요. 승원 (테이블 밑에서 손만 히딩크 어퍼컷 자세를 취하며 표정은 무덤덤하게) 완전 공주병에 완전 제멋대로시네.. 태랑 농담 아니에요. 나 만나봐요. 당신한텐 정말 아깝지만... (분을 참으며) 내가 좀 밑지지만... 아니, 많이 억울하지만.. 그래도... 일단 만나봐요. 승원 (속으론 좋지만 겉으로 내색은 안하며) 농담하다 냉면 불겠네... 승원 냉면이나 먹겠다는 표정으로 식초병을 집는다. 승원 (식초병 들고) 식초 넣어요? 태랑 안넣어요. 승원 냉면은 식초랑 겨자 맛이에요. 승원이 태랑의 냉면에 식초를 뿌린다. 태랑 (화난 목소리) 안넣는다 그랬죠! 나 신 음식 싫어해요. 재밌다는 듯 웃는 승원. 억지로 화를 참는 태랑. 승원 근데 당신 진짜 몇 살이야? 태랑 28살이요. 승원 28? 왤케 삭았어! 아우, 나이 열라 많어. 말도 안 돼. 와 -. 스물 다섯 살 넘은 여자는 첨 만나본다. 진짜. 이승원 다 죽었다.. 태랑 (부글부글하지만 억지로 참으며 앳된 미소) 그래도 나 어려보인단 소리 많이 들어요. ‘오빠’. 승원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척 하다가 승원 나이가 좀 걸리긴 하는데 내가 일단 만나는 줄게, 이쁘니까. 아직 주위에 소문은 내지 말고. 그리고 이몸으론 당분간 힘드니까 한 달 정도만 신세 좀 집시다. 태랑 (울컥하지만 꾹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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