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미 : 저리가! 손대지마! 무 현 : 너 왜 그런 거야? 수 미 : 몰라서 물어? 수연이 방에 옷장은 왜 또 올려 논거야? 무 현 : 무슨 옷장? 수 미 : 왜 또 올려 논거냐구? 무 현 : 무슨 소리야? 그거 서재에 있어. 수 미 : 뭐라구? ....... 정말이지 ....... 지독한 여자야. 정말이지 ........ 지독해. ( 발작적인 반복 ) 지독해 ..... 지독해. 무 현 : 수미야. ( 거의 탈진해있는 수미를 일으켜 세우며 ) 내말 들어봐. 수 미 : 필요 없어. 위로하려고 들지마. 다 똑같아. 무 현 : 그렇지 않아.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네가, 전혀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잖아. 제발, 제발 ...... 조금만 ..... 조금씩만 이해해주고 다가가 줘. ............... 아빠도 모를 수 있잖아. 나도 모르는 게 있다구. 도대체 내가 모르는 게 뭔지 네가 속 시원히 말해 줘. 말해 줘 봐. 수미의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진다. 입술에 미세한 경련이 일어난다. 입을 열 듯 말 듯 조금씩 움찔거리기 시작한다. 무현은 긴 한숨을 고르게 내쉬며 자신을 진정시킨다. 무 현 : 수미야 ..... 내가 ... 내가 너한테 나쁜 아빠란 거 알아. 수 미 : ...... ( 버럭 소릴 지르며 ) 나쁜 아빠조차 안 되잖아! 무 현 : 수미야. 너 ...... 너 정말, 이러지 마. 이러면 안돼. 이러면 또다시 아프게 돼. 수 미 : 뭐? 그때, 거실 쪽에서 전화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수미의 얼굴에 일말의 회한 같은 표정이 스친다. 수 미 : 알았어. .............. 앞으로 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아빠가 불러놓은 이모든 더러운 일. 아빠가 책임져. ......... 아빠는 ...... 이 모든 죄악의 근원이야. 더 이상 할 말 없으니까 전화나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