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서운 얘기 해줄께. 어렸을 때 진짜 경험한 일인데, 나 되게 아팠다 그랬잖아? 그래서 맨날 집안에만 있었거든. 나 그때 친구가 하나도 없었어... 진성아 자? 나 맨날 혼자서 장롱 속에 들어가 놀았어. 거기서 이불 쌓아놓고 잠자고, 인형놀이 하고... 근데 어느 날 장롱 속에 보니까 이상한 문이 하나 있는 거야. 그 문으로 나가니깐 옆집이 나왔어. 그 집엔 맨날 아무도 없었는데, 하루는 어떤 방 안에서 이상한 여자애를 봤어. 혼자 휠체어에 앉아서 쬐끄만 방안을 삐그덕 삐그덕 돌아다니잖아.. 같이 놀고 싶었는데, 숨어 들어온 게 그래서 맨날 그냥 훔쳐만 봤어.. 그런데 어느날... 내가 맘 먹고 말을 걸려고 갔는데 인사를 해도 얘가 안 쳐다보는 거야. 등을 돌리고 그냥 가만히 있잖아.. 내가 걔 어깨에 손을 탁 올리니까... 고개를 쓰윽 돌리는데... (눈을 부릅뜨고) 그애 눈.깔이 새하얀 거야. 검은 눈동자가 없는거 있지. 쉿! 근데 말야, 하이라이트는 내가 서울로 이사가던 날이야. 엄마랑 옆집에 인사를 갔는데... 혹시나 해서 내가 걔 방문을 살짝 열어 봤거든.. 근데 방안이 깨끗한 거야. 아줌마가 그러는데... 삼년전에... 어!? 어떻게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