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여기보단 낫겠죠. 난 내 춤을 추고 싶어요. 가슴에 훈장을 하나 가득 매달고 있으면 뭐해요? 어차피 줄 맞춰 행진하는 병사 중 하나일 뿐인걸. 왜요? 또 당과 인민을, 공화국에서의 충성을, 의무와 책임을 말씀하실 건가요? 당신은 그랬었죠. 자유는 투쟁 속에서만 얻어지는 거라고. 그러니 우린 싸워야 한다고. 최소한 나는 나를 가로막는 것들과 싸울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여기선 싸울 수도 없어. 돼지처럼 사육될 뿐이야. 불어난 살 더미 속에 내 춤은 파묻혀 버릴 거야. 그리고 도살장으로 끌려가게 되겠지. 얼마나 더! 얼마나 더 비위를 맞추어야 하는데요? 대체 언제까지.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죠? 나는, 나는...... 그래요. 나는 늙어 가고 있어요. 내 몸이, 내 몸이 늙어 가. 내 몸에 깃들었던 춤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있어. 기다리라구요? 내겐 시간이 없어요. 기다리면 상황이 좋아질 거라구요? 당신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천만에! 날 바보로 아세요? 요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요.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어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