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러잖아요? 죽다 살았다고. 그러니까 가만 생각해보면, 사람이 이 세상에 나와서 살다 갈 때, 꼭 한 번만 태어났다 한 번만 죽는 건 아니란 말씀이죠. 누군가는 한 사람을 죽게 만들기도 또 누군가는 한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기도 하잖아요? 지연이가 저를 죽게 만들고 또 저를 다시 낳았습니다. 네, 제가 미친놈입니다. 저도 저를 용서 못 하겠습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그렇게 돼 버린걸요, 사랑하게 돼 버린 걸요! 저한테는 지연이 뿐입니다. 그것만은 믿어주십시오! 저도 염치없는 짓인 줄 잘 알지만 지연이 꿈도 제가 꼭 이루도록 해 줄 겁니다. 제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요. 용서하십시오! 제가 그 죄를 갚게 해주십시오! 지연이하고... 결혼하게 해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