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는 당신의 모습은 당신이 아니야! 넌 정말이지 구제 불능이야. 너 때문에 또 말썽이 생겼잖아. 너 때문에 경찰서까지 끌려갔다 오고, 이젠 또 너 때문에 길바닥으로 나앉게 생겼어! 그것도 공연 전날 말이야! 지금 내가 어디서 잠을 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연기를 하겠어? 이런 저런 모든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오늘 저녁은 네가 맡은 역, 공연할 카를 역에만 열중해! 제발 부탁인데, 햄릿에서는 햄릿 역, 도적 떼에서는 카를 역, 갈매기에서는 트레플레프나 트리고린 역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고, 공연 이외의 일상생활에서는 제발 지금의 너, 필림 트르나바츠로 살란 말이야! 실생활과 연극의 경계선이 지워져? 경계선이 없어? 지워져 있다면 연극은 어디에 있는 거지? 시장, 대장간, 아니면 약국에? 잘 들어. 연극은 여기에 있고, 인생은 여기에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어. 난 연극과 인생을 혼동하지 않아! 나는 무대 위에서만 햄릿이야. 그게 전부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