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가고 싶다는 거 그거 진심이야. 나 이대로 시시하게 펜싱 그만두고 싶지 않아. 계속 성적 안 나오고 못하고 있는 거 맞는데 나 진짜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도와줘. 나이트. 미칠 만큼 간절했어. 나이트 가서 경찰한테 걸려서 강제전학 당할 생각이었어. 나도 그래서 답답하고 미치겠다고. 엄마가 뭔데 풀하우스를 찢어? 엄마가 저 만화책 보다 나은 게 있는 줄 알아? 엄마 내 경기 보러 한 번도 안 왔지? 나 경기 지고 집에 와서 혼자 속상할 때마다 나 위로해 줬던 건 엄마가 아니라 저 만화책이었어. 근데 무슨 자격으로 저걸 찢냐고 뭐가 나아서. 엄마한테 오늘 전학 가고 싶단 말하려고 내가 무슨 용기를 냈는지 모르지? 강제전학 가려고 나이트 갈 때 보다 엄마랑 대화할 때 더 큰 용기가 필요하더라. 엄마는 나한테 그런 존재야. 대화하고 싶지 않은 사람. 아빠 돌아가신 이후로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