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눈에서는 광기가 빛난다) 네가 이런 말을 할 권리가 있어? 이 방에서 3년 전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렸냐구? 넌 네 자신이 죄인이라는 걸 잊어버렸군. 넌 잊어버렸어. 우리가... (갑자기 멈추고, 자신을 억제하더니 차갑게 웃는다) 그래, 이건 과거의 일이니 얘기하지 말자. (평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떨며 소파에 앉는다. 후회가 그의 마음을 틀어쥐는 듯 얼굴의 근육이 부자연스럽게 경련을 일으킨다. 그녀는 평을 향해 몸을 돌리고, 낙담한 듯 울면서) 아, 평. 그래 좋아. 이번에 하는 부탁이 내 마지막 부탁이야. 난 여태까지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낮은 소리로 성미 죽여 말해 본 적이 없는데, 지금 제발 나를 좀 불쌍하게 여겨 달라고 너에게 부탁한다. 난 이 집에서 더 이상 참고 살지 못하겠어. (애절하게 하소연을 한다) 오늘 하루 내가 당하는 것을 다 봤지. 앞으로 이런 일이 오늘 하루에 그칠 것이 아니라고. 한 달 내내, 일 년 내내, 아니 내가 죽어야만 끝나겠지. 네 아버지란 그 사람은 나를 미워하고 있어. 그 사람은 내가 자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날 두려워하고 있지.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괴물로, 그리고 미친년으로 봤으면 하고 바라고 있지. (다급하게) 평, 난 친척도 친구도 없고, 또 믿을만한 사람도 없어. 부탁해, 떠나지 말아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