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원실 (낮) 벽에 걸린 액자 속의 김일성 부자가 내려다보는 듯한 입원실 침대에 앉아있는 경필. 경필은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다. 침대 옆 의자에 마주보고 앉는 소피. 리선혜가 문 앞에 감시하듯 서 있다. 소피 (조심스럽게) 괜찮아요? 경필 (잘난 체하며) 끄떡없습니다. (오른쪽 눈 아래 흉터를 가리키며) 아프간에서 테러 당한 겁니다. 아랍 칼이 스치구 지나갔죠. 앙골라에선 대전차 지뢰 파편을 대검으로 파낸 적두 있어요. 보여줄까요? 한 팔로 환자복 바지를 끌어내려 허벅지 안쪽을 보여주는 경필. 소피 ....그래요, 어디 한번 볼까요? 경필의 허벅지에 난 흉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만지기까지 하는 소피. 한숨 쉬는 페르손, 민망하다는 듯 헛기침하는 리선혜. 되려 민망해진 경필, 서둘러 바지를 끌어올린다. 소피,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댄다. 소피 ....괜찮다니 다행이군요. (페르손에게서 캠코더를 건네 받아 경필 앞에 설치하며) 그날 일에 대해 말해 줘요. 경필 진술서 못 보셨습니까? 소피 혼수상태에서 말하고 서명한 그 진술서 말인가요? 못 마땅해 하는 리선혜의 표정. 경필 (침대에 누워 등을 돌리며 나직이) ....밥맛없는 에미나이.... 소피 (귀를 의심하며) 지금....뭐라구 했어요? 묵묵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