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연필을 보면요, 엄마 생각이 나요. 어렸을 떄요, 엄마가 제 연필을 깍아주시다가요, 연필 깍던 칼로 발뒤꿈치를 긁어내는 거예요. 이렇게 구부리고 앉아서요. 엄마가 때밀이가 된 다음부터는 발뒤꿈치를 긁어낼 일이 없어졌지만요... 지금은 자꾸 진물이 나서, 드라이기로 말려 줘야 되요. 뭐가 더 나쁜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랫.... 연필 깍는 칼이 슬퍼요. (뭔가 서글퍼지는 기운을 막기 위해 벌떡 일어나 앉으며) 발뒤꿈치가 슬픈 건가요? (끄덕끄덕)......슬픈 연필, 슬픈 발뒤꿈치 (문득 자신의 발을 보다가) 할아부지. 제 발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