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하나 있었어. 색이 곱고 아주 예쁜... 물론, 나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우산이었지. 너무 곱고 예뻐서 비가 오는 날에도 차마 쓰고 다닐 수가 없었어. 어느 날 그렇게 아끼던 그 우산을 잃어버렸어. 그 우산을 다시 찾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다시 찾을 수 없었어.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차라리 잘 된 거다. 나완 어울리지 않는 우산이었으니까 차라리 잘 된 거다. 그렇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잃어버린 그 우산이 언제나 생각나.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꼭 우산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 지금 와서 다시 찾겠다고 하면 내 욕심이 지나친 걸까? 시간 낭비... 그만하기로 했어. 욕심 부리기로 결정했어. 널 다시 찾아야겠어.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이유, 우리가 안 되는 이유, 그 어디에도 없어.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 대지 마. 네가 다른 사람한테 빠질 수 있다면 놓아줄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네 마음속에 있다면 내가 물러설게. 하지만 난 알아. 날 쳐다보는 네 눈동자를 보면... 알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