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으로 나가며) 뭐 내가 아름답다구? 다시는 그런 말 입에 담지마. 드미트리어스는 네 미모에 홀딱 반했나봐. 아, 넌 얼마나 행복하겠니! 네 눈은 북극성, 네 혀는 산들바람, 보리가 샛푸르고 산사나무 꽃봉오리가 화사하게 피는 무렵 목동의 귀를 간질이는 종달새 소리보다도 넌 더 싱그러운가보다. 병은 옮는다지만 아 옮는다면 예쁜 허미어, 지금 당장 너의 아름다운 자태를 옮아보고 싶어! 나의 귀에는 너의 그 목소리를, 나의 눈에는 너의 눈을, 나의 혀에는 너의 혀의 감미로운 말투를 옮아보고 싶어. 이 세상이 몽땅 내 것이라면 네게 모두 줄 테야, 드미트리어스만 빼놓고, 날 좀 가르쳐줘, 어떻게 드미트리어스의 넋을 뺏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