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시는 거예요? 제가 할게요... (자리를 편다)
(자리를 깔며) 엄마, 방해하지 마세요. 엄마 때문에 화났어요. 왜 자꾸 귀찮게 하세요? 그래 잘하셨어요.
부질없는 짓예요. 아무 희망도 없는 사랑, 이런 건 소설에나 있는 얘기에요. 희망 없는 일이에요. 항상 기대하고 조수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속에 사랑의 싹이 자랄 땐 그 싹을 잘라버리는 게 좋아요. 남편이 이제 다른 지방의 학교로 전근가면 모든 것을 다 잊게 되겠죠. 마음속에 뿌리부터 뽑아버릴 거예요.
(조용히 왈츠의 스텝을 몇 발자국 밟아본다) 엄마, 중요한 건 내 눈앞에 그 사람을 없애는 거예요. 그이가 딴 곳으로 전근가면 분명 한 달 만에 잊어버릴 수 있을 거예요.
(남편에게) 아직 안 갔어요?
(화가 나서 낮은 소리로) 아유 지겨워...!